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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전자기장을 감지하는 동물들: 철새, 상어, 거북이의 내비게이션 비법

by info-bom 2025. 2. 28.

1. 자연의 나침반을 가진 동물들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자기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일부 동물들은 이를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철새, 상어, 바다거북 같은 동물들은 지구 자기장을 이용해 장거리 이동을 하거나 방향을 찾는다. 이러한 능력은 ‘자기 수용(magnetoreception)’이라고 불리며,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포유류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동물들의 자기 감지 능력이 특정한 생물학적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으며, 최근 연구를 통해 그 기작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2. 철새의 자기 나침반

철새들은 해마다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간다. 이 과정에서 태양과 별의 위치뿐만 아니라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여 경로를 결정한다. 연구에 따르면, 철새의 눈에는 ‘크립토크롬(Cryptochrome)’이라는 단백질이 있어 자기장을 시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자기장의 방향에 따라 특정한 신호를 발생시켜, 철새들이 마치 나침반처럼 방향을 감지하게 만든다. 또한, 철새의 부리에는 작은 자철광(Fe₃O₄) 입자가 포함된 신경 조직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자기장의 강도를 감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3. 상어의 전자기 감각

상어는 바닷속에서 매우 강력한 전자기 감각을 사용한다. 상어의 머리 부분에는 ‘로렌치니 기관(Ampullae of Lorenzini)’이라는 특수한 감각 기관이 있으며, 이는 물속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자기 신호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 능력을 통해 상어는 보이지 않는 먹이를 찾아내거나, 지구 자기장을 따라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상어 종들은 철새처럼 장거리 이동을 하는데, 자기장을 내비게이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과학자들은 상어가 지구 자기장을 지도처럼 인식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추측한다.

 

전자기장을 감지하는 동물들: 철새, 상어, 거북이의 내비게이션 비법

 

 

4. 바다거북의 자기 나침반

바다거북도 자기장을 이용하여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바다거북들은 태어난 해변을 기억하고, 수년 후에도 다시 정확한 위치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바다거북은 자기장의 강도와 방향을 기억하는 ‘자기 지도(magnetic map)’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어린 바다거북이 대양을 횡단할 때 자기장을 이용해 적절한 해류를 따라가는 것이 실험적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은 능력은 바다거북의 생존과 번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5. 자기 감지 능력의 진화와 응용 가능성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은 철새, 상어, 바다거북 외에도 꿀벌, 가재, 개미 등 다양한 생물에서 발견된다. 이러한 감각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기장을 활용하는 능력은 장거리 이동과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을 것이다. 최근에는 생물의 자기 감지 능력을 연구하여, 이를 응용한 새로운 나침반 기술이나 인공 센서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생물에서 발견된 자기 감지 메커니즘이 미래의 항법 시스템과 로봇 기술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구 자기장을 이용하는 동물들의 능력은 자연의 신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철새, 상어, 바다거북과 같은 동물들은 수천 년 동안 이 감각을 활용해 생존해 왔으며, 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인류는 더욱 정밀한 내비게이션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